밤낮이 사라진 골든 클로젯의 실내 백열등 아래에서, 온갖 직물의 실밥과 다양한 털이 엉긴 먼지가 비산하는 공기 속에, 며칠 째 고여 있는 골든 클로젯사람들은 청결보다는 졸음을 달래기 위한 세수를 했다. 신발 속의 발도 양말을 며칠째 갈아신지 못한 채였다. 모두가 못난이다. 그런데 가장 미워진 사람은 어째서 못나질수록 안쓰러워지는지, 애정은 생각처럼 쉬이 사...
쇼까지 6일 남은 저녁. 골든 클로젯 사람들은 작품들을 완성해야하는 시간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들 조급해하면서도, 이렇게 힘든 밤샘 작업을 앞으로 일주일이나 더 해야 한다며 절규 하는 시간. 골든 클로젯이 생긴 이래로 벌써 다섯 번 째 쇼 D-6인데 그 어떤 D-6때보다도 작업실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아직도 대부분의 옷이 뒤집어져서 속을 까놓은...
“Oh, My devil JK-!” 누가 들어도 정국을 부르는 소리가 때맞춰 들려왔다. 비는 안나와 각국 보그의 주요 인물들과 함께 모여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유난히 튀는 거구를 자랑하는 흑인, 안나의 오른팔 에디터 앙드레가 제일 먼저 정국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는 넘치는 끼와 재치 있는 말주변으로 각종 패션 관련 방송에서도 활약하기도 해서 대중에게 유명하...
*중간에 실수로 지웠던 부분이 있어서 재업데이트합니다ㅠ.ㅠ *리네이밍, 리메이킹 모든 심경변화는 5분 사이에 일어났다. 그래. 고마워 할 수 있지. 손수 뜬 목도리나 십자수도 감동인데, 직접 디자인부터 테일러링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제 손으로 만든 수트를 선물했으니 그 정성에 감동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보고싶어요’와 같은 반응은 상상도 못했던 정국...
*읽기 전 주의*1. 리네이밍 및 리메이킹2. 언어별 대사 부호 : “한국어” ,「영어」시작합니다!(_ _) 황금칠 된 문 밖으로 나오는 비서 김혜선의 손에는 들어갈 때 가지고 있던 두꺼운 서류뭉치가 그대로 들려 있었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그의 입에서 또 “다시.”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태형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서류를 채갔다. 다섯...
태형은 출근 시간 직전, 최대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다, 정국의 답장을 받지 못한 채 락커 문을 잠궈야했다. 석한성은 마치 김태형의 풍향계 같았다. 태형이 찬바람 쌩 날리며 이리 가면 한성의 고개도 이리로, 저리 가면 한성의 발걸음도 저리로. “오빠 오늘 출근 못한다더니, 괜찮아요?” “힘들어 보여요.” 함께 출근하는 모두가 태형의 안색을 ...
태형이 구축해놓은 데이터들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경고음을 내며 오류를 알리는 팝업창이 마구마구 뜨는 듯하다. 생각을 정리한 머릿속 모든 문장이 조각나 떠돌고, 변치 않은 마음에 대한 안도와 안도하는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이 기름과 물처럼 섞이지 못하고 마블링을 그렸다.“나도 들어갈게.”“그, 남준이 형이 저한테 무슨 설명해주라고 하던데…”“신경 쓰지 ...
태형은 오래도록 울리는 진동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사위가 밝아서 눈이 쉬이 떠지지 않았다. 소리의 근원지는 협탁에 올려둔 정국의 휴대폰이었다. 곤히 자는 정국의 가슴을 조심스럽게 흔들어 깨웠다. “야아… 정국아…” 그 손을 잠결에 붙잡은 정국의 손아귀엔 힘이 하나도 없었다. 태형도 비몽사몽간이라 이불을 뒤집어 쓰고 무시한 채 다시 잠을 청했다. 지이잉-...
“떨어져 날리는 낙엽이나 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대.” 그런 순진한 말을 비장하게 하면서 긴 머리칼을 정수리 높이로 질끈 동여 묶던 모습이 귀여워서 찰칵, 버건디색 잔꽃무늬 원피스를 나풀거리며 폴짝폴짝 뛰는 종아리 아래로 검은 메리제인 구두를 신은 발이 귀여워서 찰칵,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빈손으로 울상을 짓는 얼굴이 귀여워서 또 찰칵, 그렇게 필름 ...
뒤통수를 잡아당기는 느낌은 교내셔틀버스를 타고 서야 겨우 떨쳐낼 수 있었다. 버스로 언덕을 넘어 공학관에 다다르기까지는 오 분도 걸리지 않았다. 같은 버스 안에 아는 얼굴 하나 없었는데, 버스에서 내린 후 괜히 뒤나 한 번 쓱 돌아봤다. 그리고 정오에 내리쬐는 햇빛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휴대폰 액정으로 꾸역꾸역 들여다본 것은 정국의 카카오톡 프로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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